낮의 옷이 실용성과 자연스러움을 이야기한다면, 밤의 옷에는 오랜 시간 이어져 온 고유한 문법이 있습니다.


절제된 색과 정제된 실루엣, 빛을 은은하게 받아들이는 소재.

그리고 가까이에서 보아야 비로소 드러나는 섬세한 디테일.


오늘은 테일러블에서 완성한 세 벌의 이브닝 웨어를 소개합니다.


부드러운 곡선과 미드나잇 블루

숄 칼라를 따라 이어지는 실크 페이싱은 턱시도 특유의 우아한 곡선을 강조합니다.

보디에는 미드나잇 블루 바라시아를 사용했습니다. 바라시아의 차분한 조직과 실크의 은은한 광택이 대비되며, 

가까이에서 볼수록 소재의 깊이가 드러납니다.

미드나잇 블루는 블랙과 닮았지만 분명히 다른 색입니다.

낮에는 짙은 네이비처럼 보이지만, 저녁 조명 아래에서는 오히려 블랙보다 깊고 선명하게 표현됩니다. 

정통적인 이브닝 웨어의 형식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선택입니다.

숄 칼라의 부드러운 곡선까지 더해지면 턱시도는 조금 더 여유롭고 세련된 표정을 갖게 됩니다.

밤을 위해 지은 옷

낮의 옷이 신뢰와 단정함을 이야기한다면, 턱시도는 밤의 분위기를 위해 존재합니다.

모든 색을 지운 블랙은 가장 절제되어 있지만, 조명 아래에서는 오히려 가장 선명하고 화려하게 드러납니다. 

깊은 블랙의 보디와 빛을 받는 피크드 라펠, 단정하게 정돈된 실루엣이 어우러져 입는 사람의 존재감을 강조합니다.

턱시도는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옷이 아닙니다. 

중요한 저녁의 분위기를 존중하면서도, 그 순간에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기 위한 옷입니다.

그래서 잘 지은 블랙 턱시도 한 벌은 특별한 날을 위해 준비하는 의복이자, 

오래도록 기억될 장면을 완성하는 옷입니다.

턱시도 위에 입는 코트

저녁의 옷차림은 턱시도 한 벌로 끝나지 않습니다.

외투를 입고 행사장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코트를 벗고 자리에 앉기까지, 오버코트 역시 전체 스타일의 일부입니다.

블랙 캐시미어로 완성한 더블 브레스티드 체스터필드 코트는 턱시도와 슈트 위에 입는 것을 전제로 설계했습니다.

길고 곧게 떨어지는 실루엣과 더블 브레스티드 프런트가 격식을 만들고, 

윗깃의 블랙 벨벳이 정통 체스터필드 코트의 성격을 보여줍니다. 

같은 블랙이지만 캐시미어와 벨벳이 만들어내는 서로 다른 질감 덕분에 옷은 단조롭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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